“이건 회사 귀에 경 읽기다.” 삼성디스플레이노조(공동위원장 김정란·이창완)의 첫 단체교섭이 끝난 후 이창완 공동위원장의 말이다.
5월 26일(화) 오전 10시 30분부터 삼성디스플레이노조의 본교섭 1차 및 상견례가 아산 탕정면행정복지센터 2층 회의실에서 약 3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이날 노측 교섭위원으로 금속노련 김만재 위원장, 김해광 수석부위원장, 삼성디스플레이노조 이창완·김정란 공동위원장 등 11인이 참석했다. 사측 교섭위원으로는 김범동 부사장, 김종근 상무, 당초 교섭에 관한 전권을 위임받았던 노무사 2인을 포함하여 8인이 참석했다. 끝내 이동훈 대표이사는 불참했다.
사측은 교섭 하루 전 교섭에 관한 취재협조가 나가면서 언론의 취재가 예상되자 하루 전 공문을 통해 갑작스럽게 김범동 부사장과 김종근 상무의 참석을 통보했다.
그간 노조는 회사와 세 차례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교섭위원들의 교대근무와 이동거리 문제 등으로 교섭시간과 장소 변경도 요구했으나, 회사는 말로는 성실한 교섭을 외치고 노조의 주장은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어떤 진척도 없는 시간끌기식 실무협의를 추가로 더 진행하자고 주장하던 사측이었다.
교섭위원 근태와 교섭시간 변경에 대한 사측의 거부로 노측 교섭위원들 중 일부는 교대근무 일정 상 야간근무 전 수면시간에 교섭자리에 나와야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노조 김정란 공동위원장은 상견례 모두발언에서 “지난 2개월 동안 인사팀 실무협의에서 보인 무성의한 태도를 보며 우리 노조를 무시하는 것이라 확신했다”, “오늘도 지난날처럼 무성의한 준비를 해왔다면 더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창완 공동위원장 또한 “이재용 부회장 사과문처럼 상생과 화합을 할 의향이 있는지 상당히 의심된다”, “그동안 회사가 우리 노동자의 권익을 침해해왔던 수많은 잘못된 과거를 인정하고, 반성하고, 정상화시키는 모습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사측의 진정성 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금속노련 김만재 위원장은 상견례 모두발언을 통해 “삼성그룹 계열사 최초 단체교섭의 첫 발을 떼는 삼성디스플레이노동조합과 사측에게 신뢰의 노사관계가 정립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동훈 대표이사는) 당당하게 노동조합과 교섭 석상에 나와 노조와 상생화합을 도모하고 건전한 노사문화를 정립하기 위해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섭 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김만재 위원장은 사측이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으며, 노조에서 요구했던 많은 것들 중 고작 주1회 교섭에 합의했고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교섭에 대해서는 “거듭 요구했듯이 대표이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교섭장에 나와 실질적인 교섭이 이루어지기를 원한다”고 촉구했다. 삼성디스플레이노사의 2차 본교섭은 6월 초에 이루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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