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보도
[제조연대 성명] 500조 퇴직연금, 노동자의 노후를 지키는 제도로 개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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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조 퇴직연금, 노동자의 노후를 지키는 제도로 개혁하라
– 개편 논의에 노동의 목소리를 보장하고, 금융사 배만 불리는 구조를 끝내라 –
퇴직연금 적립금이 500조 원을 넘어섰다(2025년 말 501조 원). 노동자가 평생 일해 쌓아 온 후불임금이자 노후의 마지막 보루다. 그러나 그 돈은 정작 노동자의 노후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금융사가 떼어 간 수수료만 1조 6,840억 원에 이른다. 반면 가입자 다수가 든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은 3%대에 머물러 물가상승률을 겨우 넘겼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은 그 3분의 1 수준의 비용으로 18.8%의 수익을 냈다. 노동자의 돈으로 금융사만 배를 불리는 구조가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 퇴직연금법 개정마저 투신·금융업계의 이해만 반영되었을 뿐, 정작 그 돈의 주인인 노동자의 목소리는 담기지 않았다.
‘안전한 DB형‘이라는 통념도 실상과 다르다. 회사가 퇴직급여를 사외에 온전히 적립하지 않으면, DB형이든 사내 적립금이든 도산 한 번에 사라진다. 실제로 임금체불 끝에 노후소득인 퇴직금을 단 1원도 받지 못한 노동자가 이미 여럿이다.
사각지대도 그대로다. 전체 사업장의 넷 중 하나만 퇴직연금을 도입했고, 10인 미만 사업장은 셋 중 하나에 그친다. 그런데도 미도입에 대한 실효적 제재는 없다시피 하여, 이제서야 과태료 부과가 논의될 정도다. 수백억 원의 퇴직금을 떼여도 사업주에게는 ‘껌값‘인 셈이다. 국가는 국민연금·건강보험·세금은 한 치 어김없이 걷어 가면서, 정작 노동자의 노후가 걸린 퇴직연금 앞에서는 적극 행정을 방기하고 있다.
지금 정부와 노사정은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을 논의하고 있다. 방향은 옳다. 그러나 노동자의 노후를 좌우할 이 개편이 또다시 정부와 금융업계의 손에서 일방적으로 재단되어서는 안 된다. 500조의 주인은 노동자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한다.
하나, 퇴직연금 개편 논의에 노동계의 실질적 참여를 보장하라. 협의체와 기금 지배구조에 노동자 대표가 실질적 권한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
하나, 금융사 수수료 폭리를 근절하고, 저비용·고효율의 공적·기금형 운용을 확대하라. 수수료 상한·총비용 공시를 강화하고, 노동자 중심의 전문 운용 체계로 나아가야 한다.
하나, 전면 의무화의 실효성을 확보하라.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영세·중소기업을 재정 지원하며, 미도입 사업주 제재를 실효화하고 사외적립으로 퇴직금 체불을 원천 차단하라.
하나, 회사의 일방적 DB→DC 전환을 방지하고, 노동자의 개별 선택권을 법으로 보장하라.
전환은 노동조합과의 합의와 노동자 동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
퇴직연금은 금융상품이 아니라 노동자의 노후소득이다. 한국노총 제조연대는 제조부문 노동자와 함께, 노동자의 후불임금을 지키고 노후를 든든히 세우는 제도 개혁을 위해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2026. 7. 27.
한국노총 제조부문노동조합 연대회의
(금속노련 · 화학노련 · 섬유·유통·건설노련 · 식품산업노련 · 신소재연맹 · 담배인삼노조)